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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차례

TASTE OF KOREA#02

우리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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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물편>

병풍 :
병풍은 차례상 뒤에 둘러친다. 지나치게 화려한 그림은 어울리지 않으므로 글이 새겨진 병풍을 주로 사용하는데, 경사스러운 내용의 글 역시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는다. 병풍을 따로 갖고 있지 않은 집은 나름의 병풍을 만들어도 좋겠다. 깨끗한 벽에 좋아하는 글귀를 쓴 종이 한 장을 붙여 연출하는 것도 단출하면서도 멋스럽다. 조상님이 오셨다가 무릎을 ‘탁’ 치며 고개를 끄덕이고 갈 만한 아름다운 글귀를 찾아보자.

신위판 :
신위판(神位版)은 신주를 대신하는 물건으로, 목패로 제작해 제상에 세워놓는다. 신주는 조상신이 빙의한 신물로, 평소에는 사당에 봉안해 엄격히 관리하고 까다롭게 예를 갖추지만, 신위판은 임시 기물이므로 엄격히 관리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향로 :
향로에 향을 꽂아 사르는 것은 하늘에 있는 혼을 강림하게 하기 위해서다. 제기로 쓰는 향로가 없다면 평소에 갖고 있던 향꽂이로 대체해보자. 작은 구멍이 난 기물에서라면 향은 언제나 꼿꼿이 서서 제 몸을 불사르니까.

수저와 시접 :
숟가락과 젓가락을 신위의 수에 따라 대접과 비슷하게 생긴 시접에 담는다. 시접은 숟가락과 젓가락을 담는 그릇으로 특별한 모양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집에 있는 아기자기한 그릇 하나가 이날은 시접의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시접을 따로 두지 않고 실제 상에 수저를 두는 것처럼 놓는 집도 있다.

술잔 :
신위의 수대로 준비해야 한다고 하는데, 제기로 사용하는 술잔이 없거나 여러 개가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일상에서 사용하는 것 중 단아한 모양의 술잔 하나를 사용해 술을 올리기도 한다.

편틀・적틀 :
떡을 괴는 그릇을 편틀, 적을 얹는 그릇을 적틀이라 한다. 푸짐한 음식을 올릴 수 있는 큼직한 그릇이면 좋다.

퇴주기 :
신위께 올린 술을 다시 담기 위한 그릇으로, 빈 대접 하나를 준비한다.

탕기와 접시 :
탕기는 탕과 찌개를 담는 그릇이다. 둥근 판에 굽이 달렸지만 이런 접시가 없다면 평소에 쓰는 접시를 사용할 수 있다.
과일, 전, 나물 등을 담는 둥근 접시도 필요한데, 단아한 모양이면 좋겠지만, 화려한 무늬의 접시뿐이라면 그것 역시 당연히 괜찮다. 어차피 없는 것투성이고, 어찌 보면 또 있는 것투성이다. 기왕이면 새로 장만하는 것보다 있는 기물로 요령껏 차려낸 차례상이 좋지 않을까. 그래야 준비하는 사람도 부담이 줄고 건강하고 즐겁게 명절을 날 수 있을 것이다.


<음식편>
차례상에는 제철에 나는 재료와 그 지방에서 구한 재료로 만든 음식을 올린다. 차례상이란 그 계절에 올릴 수 있는 가장 맛있는 밥상이다.

조기 :
서해안에서 나는 대표적인 생선 조기는 예부터 생선 중에서 가장 으뜸으로 쳤다. 특별한 날에 상에 자주 올랐다.

북어포 :
동해에서 많이 잡히는 생선 명태를 말린 것이 북어다. 머리도 크고 알이 무척 많은 명태에는 가문의 번창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우리 민족은 북어를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매개물로 여겨 일반 제례나 고사 등에 제물로 올렸다.

대추 :
대추는 열매가 아주 많이 열리는 대추나무의 열매다. 이 때문에 예부터 자손의 번창을 상징했다. 대추는 제사상 맨 첫 번째 줄에 올린다.

밤 :
밤나무가 다 자란 뒤 죽은 밤나무를 캐보면 처음 싹을 틔운 밤톨이 그대로 남아 있다고 한다. 차례상에 밤을 올리는 것은 자신의 근본, 즉 조상을 잊지 말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밤이 제철이기도 하지만.

배 :
오행(五行)에서 황색은 우주의 중심을 의미하는데, 이를 이유로 노란 배를 차례상에 올린다는 설이 있다.

감 :
열매가 열린 감나무 속에는 꼭 검은 무늬가 있다고 한다. 이는 부모가 자식을 낳고 키우는 데는 그만큼 속상하는 일이 많다는 걸 의미해, 부모의 은혜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제사상에 올린다고 한다. 또 감 안에 든 6개의 씨에 ‘육조판서(六曹判書)’의 의미를 부여해 ‘입신양명’하라는 의미도 담았다고 한다.

어동육서(魚東肉西) :
생선은 동쪽(오른쪽)에, 육류는 서쪽(왼쪽)에 놓는다.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의 위치와 순서는 우리의 건강한 음식 섭취와도 관계가 있는데, 오른쪽(동쪽)에 차려진 음식은 좀 더 몸에 좋은 상위식으로 먼저 먹어야 좋고 왼쪽(서쪽)에 차린 음식은 하위식으므로 나중에 먹으면 좋다고 한다.

과채적탕(果菜炙湯) :
제사상의 첫째에서 넷째 줄까지의 순서를 나타낸다. 앞줄부터 첫째 줄에는 과일과 과자 종류의 음식을 놓고, 둘째 줄에는 채소를 무친 나물 음식을 놓고, 셋째 줄에는 기름에 부친 음식인 적을 놓고, 넷째 줄에는 끓인 탕 종류의 음식을 놓는다.

면서병동(麵西餠東) :
밀가루로 만든 면 종류의 음식은 서쪽(왼쪽)에, 쌀로 만든 떡 종류의 음식은 동쪽(오른쪽)에 놓는다.

홍동백서(紅東白西) :
과일을 놓는 방향과 순서를 가리키는 말로, 붉은 과일은 동쪽(오른쪽), 흰색 과일은 서쪽(왼쪽)에 놓는다. 실제로 과일의 종류와 빛깔 모양이 실로 다양하므로 이 순서는 바뀔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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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편>
차례는 간소하게 지내는 약식 제사다. 절차에서 많은 부분을 생략하며 마음을 다하되 가벼운 기분으로 지낸다.

➊ 영신
조상을 영접한다는 뜻으로, 조상신이 들어올 수 있도록 제사를 지내기에 앞서 먼저 문을 연다. 차례상의 뒤쪽에 병풍을 치고 제사상 위에 음식을 준비한 후 신위판에 지방(紙榜)을 써 붙이고 제사 준비를 마친다.

➋ 강신
제사 지낼 신을 제상으로 불러들이는 절차다. 제주(제사에서 주가 되는 사람)가 앞으로 나가 무릎을 꿇고 앉아 향로에 향을 피운다. 집사(제사 진행을 도와주는 사람)가 제사상에서 잔을 들어 제주에게 건네고 잔에 술을 조금 따라준다. 제주는 두 손으로 잔을 들고 향불 위에서 세 번 돌린 뒤 모사그릇(모래를 퍼온 그릇)에 조금씩 세 번 붓는다. 빈 잔을 집사에게 다시 건네고 일어나서 두 번 절한다. 향을 피우는 것은 하늘에 있는 신에게 알리기 위함이고, 모사에 술을 따르는 것은 땅 아래 있는 신에게 알리기 위함이다. 본래 땅에 술을 붓는 의식을 모래를 퍼온 그릇에 술을 붓는 것으로 대신하는 것이다. 요즘에는 집에서 향을 피우는 것만으로 강신을 대신한다. 술을 올리기 전에 향불 위에 잔을 돌리는 의식은 향불로 술을 정화하는 의미로, 생략해도 예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한다.

➌ 참신
차례에 참여한 사람들이 합동으로 절을 하는 절차다. 모두 일제히 두 번 절한다.

➍ 초헌
첫 번째 술잔을 올리는 의식으로 가장 중요한 의식 중 하나다. 술을 올리는 과정은 강신 때와 마찬가지로 행하면 된다. 차례에서는 이 첫 술잔만 올리고, 제사에서는 아헌(亞獻)과 종헌(終獻)이라 하여 둘째 잔과 끝잔을 드리는 절차가 있다.

➎ 삽시정저
밥그릇의 뚜껑을 열고 숟가락을 중앙에 꽂는 것을 말한다. 숟가락은 바닥(안쪽)이 동쪽(오른쪽)으로 가게 한다. 젓가락은 어적이나 육적 위에 가지런히 놓는다. 이렇게 하고 나서 절을 또 두 번 한다. 말하자면 조상께서 생전에 좋아하던 음식에 숟가락을 놓는 과정이다.

➏ 유식례
조상님이 편하게 식사하실 수 있도록 잠시 자리를 비켜주는 의식. 모두 잠시 밖으로 나가 문을 닫고 기다리다가 헛기침하며 들어간다고 한다. 요즘에는 제자리에 잠시 엎드렸다 일어서는 것으로 대신한다.

➐ 철상
제상 위의 모든 제수(제사 음식)를 집사가 뒤쪽부터 차례로 물린다. 제사에 사용한 잔과 주전자, 퇴주기 등에 있는 술은 모두 다시 병에 부어 보관하는데, 이것을 ‘복주(福酒)’라고 하며 제사가 끝난 후 나눠 마신다.

➑ 음복
다 같이 제수를 나눠 먹는 일을 말한다. 우리 문화에서는 차례나 제사상에 올랐던 음식을 먹는 것을 큰 복으로 생각해 주변 이웃들과 나눠 먹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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